“버려진 섬마다 꽃<이> 피었다. 꽃 피는 숲에 저녁 노을이 비치어, 구름처럼 부풀어 오른 섬들은 바다에 결박된 사슬을 풀고 어두워지는 수평선 너머로 흘러가는 듯 싶었다. 뭍으로 건너온 새들이 저무는 섬으로 돌아갈 때, 물 위에 깔린 노을은 수평선 쪽으로 몰려가서 소멸했다. 저녁이면 먼 섬들이 박모(薄暮) 속으로 불려가고, 아침에 떠오르는 해가 먼 섬부터 다시 세상에 돌려보내는 것이어서, 바다에서는 늘 먼 섬이 먼저 소멸하고 먼 섬이 먼저 떠올랐다.”

- 김훈, 칼의 노래 중 -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김훈 작가님의 칼의 노래 첫 문장입니다. 작가를 꿈꾸며 그 분의 작품에 빠져 있을 무렵, 북 콘서트에서 꽃<이>와 꽃<은>을 두고 많은 시간을 고뇌하던 장인 정신에 감탄하며 꿈을 키워가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몇 권의 헌법 책을 쓴 경험이 있으나 이번만큼은 집필을 시작하는데 생각이 많아졌습니다. 「대한민국 헌법」의 전문을 시작으로 제1조부터 제130조를 조문의 순서로 나열하면서, 어느 범위까지 해설을 덧붙일지, 수험서인 만큼 각종 시험의 기출지문을 어느 형식으로 추가할지 고민을 거듭하게 되었습니다. 머리를 비우고 ‘이런 책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던 수험생 시절을 떠올리며, 초심으로 돌아가 수험적합하게 분량과 내용을 채워나가다 보니 어느새 「대한민국 헌법」 조문집을 완성하게 되었는바, 본서의 특징은

⑴ 제1편은 헌법조문과 기출문제, 제2편은 역대 헌정사와 기출문제로 편제하였습니다.

⑵ 헌법조문 아래에 필요 최소한의 이론과 판례 및 부속법령을 압축해서 해설하였습니다. 2020년 3월 26일 선고된 헌법재판소 결정과, 2020년 3월 25일 개정된 공직선거법 등 가장 최신의 판례와 법령까지 반영하였습니다.

⑶ 해당 조문과 관련한 기본적인 기출문제와 중요해서 자주 출제되는 기출지문을 싣되, 과거의 문제보다는 가장 최신의 것(예; 2020년 변시, 2020년 법원9급, 2019년 5급공채, 2018년 국가7급 등)을 위주로 포함하였습니다.

눈물로 시를 써도 못 다할 만큼 사랑하는 부모님과 존경하는 김학성 교수님의 건강과 행복을 기원드리며, 항상 좋은 책을 위해 최선을 다해주시는 이종은 부장님을 비롯한 도서출판 새흐름의 모든 분들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힘든 시기를 견뎌내고 계시는 독자님 한 분 한 분의 건강한 수험생활을 간절히 바랍니다.

2020년 4월
이 상 용